에르메스 Her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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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Hermes

룩상부르 2024. 3. 10. 13:23

에르메스Hermes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는 명품 중에서도 최상위 명품 브랜드의 대명사다.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과 오렌지색 박스는 에르메스의 '상징'이다. 에르메스는 '오렌지색 박스만이라도 갖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 만큼 명품을 갈망하는 이들의 로망으로 자리했다. 가방을 사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것과 구입 내역이 있어야만 제품을 살 수 있다는 '희소성'이 에르메스의 가치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에르메스(Hermes)는 시작부터 최상위 명품 브랜드로 이름을 떨쳤던 것도 아니고, 창업 초기에는 의류나 가방을 만들던 패션 회사도 아니었다. 에르메스는 가죽으로 말의 안장과 마구용품을 만들어 팔던 '마구장'으로 시작했다.

 

에르메스(Hermes)의 역사는 183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티에리 에르메스가 프랑스 파리에 마구용품을 만들던 공방을 연 것으로 에르메스가 태동했다. 지금 에르메스 브랜드 이미지에 '마차'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에르메스는 마구상을 하던 시절에도 이미 수준 높은 가죽 가공 실력으로 정평이 나 있어, 1867년 파리 만국 박람회에서 1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르메스(Hermes)의 마구용품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전 세계 왕실과 귀족들에게 납품을 하게 되었다. 티에르 에르메스 아들인 샤를 에밀 에르메스는 공방을 포부르 생토노레 24번가로 이전하고 매장도 열었다. 1900년대 초반부터 티에르 에르메스의 손자인 에밀 에르메스가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에밀 에르메스는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는 것에서 여행산업 성장을 예상했고, 가방과 벨트, 장갑, 옷 등 부티크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922년 캐나다 여행 중 군용 차량 후드의 미국식 개폐장치(오늘날 ‘지퍼’)에 매료된 에밀 에르메스는 이에 대한 독점권을 얻고 이를 에르메스 가방에 도입했는데, 이것이 최초의 지퍼백 ‘볼리드 백’이다. 1937년에는 승마용 블라우스에서만 쓰던 실크를 활용해 스카프를 만들었다. 그렇게 최초의 실크 스카프가 탄생했고, 1949년에는 최초의 실크 타이를 제작했다.

 

1951년 에르메스의 상징과도 같은 ‘오렌지 박스’가 세상에 나왔다. 2차 세계 대전 후 황폐해진 유럽은 물품과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는데, 종이상자를 만드는 제조업자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이에 당시 인기가 없던 오렌지색 종이만 남아 있었는데, 당시 에르메스를 이끌던 로베르 뒤마는 과감하게 오렌지색 종이를 도입했고, 이것이 오늘날 에르메스의 시그니처 컬러로 자리잡았다.

 

1956년 ‘켈리백’이 탄생했는데, 이는 당초 승마용 안장과 액세서리 보관 용도로 디자인됐었다. 이후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가 임신 중 파파라치로부터 배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가방으로 볼록한 배를 가린 사진이 라이프 매거진 커버를 장식하며 인기를 얻게 됐고, 켈리백이란 이름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에르메스의 또 다른 아이콘인 ‘샨다르크’ 은팔찌도 로베르의 손에서 탄생했는데, 로베르는 바닷가에서 우연히 부둣가에 걸린 닻과 쇠사슬을 발견하고 줄을 엮어보며 팔찌로 완성했다.

 

에르메스는 ‘돈이 있어도 아무나 살 수 없는 가방’으로 잘 알려져 있다. 프랑스 현지에서 한땀 한땀 수작업으로 제작되고, 연간 제조 물량이 한정적이라 1~2년 대기는 기본이다. 가방은 기본 모델이 1000만원대부터 시작하며 2억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있다.

 

에르메스 버킨백이 만들어진 데는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다. 1981년 에르메스 회장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는 비행기 옆자리에 앉았던 여성이 가방에서 무엇인가를 찾으려다 가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다 쏟는 것을 보게 된다. 그는 그 여성에게 "내가 당신을 위해 유용한 가방을 만들어 주겠습니다"라고 제안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가방이 버킨백이다. 그때 비행기 옆자리에 앉았던 여성이 바로 유명 인물이었던 제인 버킨이었다. 장 루이 뒤마 에르메스는 그 당시 초안 스케치를 '비행기 멀미 봉투'에 그렸다. 

 

에르메스 ‘버킨백’와 ‘켈리백’, ‘콘스탄스백’ 등은 VIP 고객들만 주문 제작할 수 있는데, 이를 구입하려면 매장에서 식기, 의류, 신발 등을 구입해 4000만원에서 1억원가량의 실적을 채워야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희귀한 버킨 가방들의 지난 몇십 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4.2%였는데, 이는 미국 S&P500지수와 금의 그것을 모두 능가했다. 데이비드 베컴의 부인 빅토리아 베컴은 버킨백을 100개나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에르메스는 여전히 수공업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브랜드다. 에르메스는 45개 국가에서 300개 이상의 매장을 열었지만, 제작은 프랑스 내 52개 생산지에서만 이뤄진다.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을 현혹하지 않겠다"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마케팅이나 영업 활동을 거의 하지 않으며 타 브랜드에서 진행하는 ‘앰버서더’도 없다. 우직한 장인 정신으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에르메스의 전략이다. 덕분에 에르메스는 리셀가가 높은 ‘가치 있는 브랜드’로 자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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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루샤 짝퉁

전 세계 짝퉁시장 규모는 연 2조3000억 달러(약 3000조원)에 달한다. 국내 짝퉁시장 규모를 측정한 공식적인 통계자료는 없지만, 최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대에 이르는 짝퉁 시장이 형성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짝퉁 시장에서도 3대 명품이라 일컬어지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인기가 높았다. 특허청 연도별 1~7월 기준 위조상품 상위 5위 목록을 보면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가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9년 단속 1위 위조 브랜드는 ‘에르메스’로 총 224억7000만원 규모가 적발됐다. 2020년부터는 1위가 ‘샤넬’로 바뀌어 2021년에도 적발된 위조품 브랜드 1위였다. ‘구찌’와 ‘루이비통’도 가품 브랜드 상위 5위 안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짝퉁 시장은 온라인 쇼핑과 함께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고 분석된다. 공식적인 유통 절차가 필요치 않은 소셜커머스가 등장하면서 가품을 파는 통로가 확대된 것이다. 소셜커머스는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활용해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하는 전자상거래를 의미한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해시태그 ‘#짝퉁명품쇼핑몰’을 적고, 가품 사진을 올리고 구입을 유도하는 게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2년 1월19일 기준 ‘#짝퉁’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은 9만8000여개가 넘었고, ‘#짝퉁명품쇼핑몰’은 1000여개, ‘#짝퉁가방사이트’는 500여개가 넘었다. ​블로그에서도 가품 공동구입을 의미하는 ‘ST공구’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관련 글을 접할 수 있다.

 

팔리는 제품 품질도 다양해서, ‘미러급’ ‘S급’ ‘A급’ 등으로 등급을 구분해 가품이 팔린다. 미러급은 진품을 거울에 비춘 듯이 똑같이 따라 만들었다는 의미로, 가품 가운데에서도 가장 비싼 값을 내건다. 이어 진품과 비슷한 순서로 S급과 A급이 있어, 짝퉁이라고 다 같은 짝퉁이 아닌 셈이다.

 

제품이 팔리는 형태도 진화하는 중이다. 진품과 비슷하게 만들어 진품보다 저렴한 값에 소비자를 속여 가품을 파는 것이 과거 짝퉁 시장이었지만, 최근 SNS 상의 소셜커머스 짝퉁 시장은 당당하게 가품임을 알리고 고급 품질을 내세우며 수십 만원에서 수백 만원에 달하는 값을 내건다.

 

 

2022년 1월 기준으로 SNS를 통해 에루샤 가운데 미러급 에르메스 가방을 80만원 수준에 살 수 있었고, S급 구찌 가방은 50만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했다. ​가품이 기승을 부리지만, 짝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판 자 처벌은 있어도 구입한 자 처벌은 없기 때문이다. 짝퉁을 사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는 언제든 가품을 살 수 있는 구조다.

 

반면에 명품 브랜드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지역에서는 가품 소비자에게도 최고 30만 유로 벌금(약 4억원)이나 3년간 징역형에 처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가품 유통에 국제 범죄조직이 연루됐다고 파악하고, 가품 제조업자는 물론이고 소비자에 대한 처벌을 추가하는 등 가품 시장 단속에 칼을 빼 들었다.

 

부유층에서 명품가품 구입 성행

부유층 사이에서 명품 가품 구입이 성행 중이다. 명품 대중화로 짝퉁 시장도 덩달아 몸집이 커지면서 전문직 종사자들은 물론 재벌가 인물 들까지 진품과 가품을 섞어 쓰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청담동·압구정동·신사동 가품 업자들 사이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재벌가 인물들 중에 실제 ‘짝퉁 매니아’가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왔다.

 

이들 부유층이 사용하는 제품은 짝퉁 중에서 가장 품질이 높다고 알려진 미러급보다 약 3배 비싼 제품으로 ‘정동급(정품 동일급)’으로 불린다. 예전 세간을 흔들었던 뷰티 크리에이터 프리지아가 착용한 가품은 미러급이 아닌, 중국 알리익스프레스 등에서 유통되는 제품으로 일반인도 관심 있게 보면 쉽게 구별 가능한 조악한 가품(B급)이었다.

 

가품 생산 공장은 대부분 중국에 있지만 육안으로는 구분이 거의 불가능한 정동급 제품 라인은 홍콩 사무소를 거쳐야만 구할 수 있다. 팔리는 제품가는 50만원부터 1500만원까지 형성되나 업자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한다. 정품과 가품의 제품가 차이는 3~30배까지 나고 있다.

 

부유층들이 사용하는 가품은 진품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가지를 구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비교해보는 것이다. 유명 중고명품 명품감정사 A씨에게 샤넬 캐비어 클래식 라운드 미니 크로스백 진품과 가품을 각각 보여주고 감별을 요청했다.

 

명품감정사 A씨 : “정확한 감별을 위해 제품 로고, 글씨체, 시리얼 넘버, 가죽 질감 및 냄새 등을 살피면 쉽게 구분이 가능하지만 사실 육안으로 보면 뭐가 진짜 제품인지 즉각 판별하기는 어렵다.”

 

고가의 가품은 겉만 봤을 때 차이가 뚜렷하지 않아 안을 열어 살펴봐야만 알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시리얼 넘버의 경우 진품은 엑스(X) 표시로 들어간 칼선이 희미하게 들어가 있는 것에 비해서 가품은 진한 실선으로 되어 있다. 개런티 카드 홀로그램 스티커의 경우 진품은 육안으로 봤을 때 로고가 보이지 않고 빛을 비췄을 때 반사돼 희미하게 보이지만 가품은 또렷하게 로고가 드러난 것이 특징이다.

 

카드 내부 테두리는 진품은 금빛, 가품은 진한 노란색으로 되어 있다. 내부 샤넬 로고도 글자체의 크기가 미세하게 다르다. 캐비어 가죽 결은 가품이 진품에 비해 더 촘촘했다.

 

에르메스와 샤넬 등 진품 11종과 가품(정동급·미러급·A급·B급) 15종도 살펴봤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쉽게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차이는 ‘촉감’이었다. 샤넬 플랩백은 촉감의 경우 진품은 부드럽고 약한 느낌인 반면 가품은 상대적으로 거칠고 뻣뻣했다. 눈으로 봤을 때의 차이는 자세히 안보면 구분이 어려웠는데, 진품이 가품보다 엠보싱이 더 도드라졌다.

 

에르메스 제품은 육안으로 진품과 가품 차이가 느껴졌다. 에르메스 진품은 한 명의 장인이 시작부터 끝까지 직접 손으로 제품을 만들어 은은하며 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 반면 가품은 공장에서 생산돼 폰트나 가방 모양 등을 일정하게 찍어낸 느낌이 있다. 에르메스 진품에서는 진짜 가죽 향이 나지만 가품에서는 화학 향이 난다.

 

가품 업자들은 부자들 대부분 자신이 들면 누구도 가짜라고 생각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가짜 제품을 구입한다고 말했다. 프리지아가 일명 ‘금수저’ 마케팅으로 쌓은 부자 이미지로 과감함을 넘어 무모한 사기극을 벌인 배경도 이러한 심리에서 비롯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 부자와 프리지아의 차이는 ‘진품’에 대한 경험치에서 갈린다. 부자들은 오리지널을 사고 똑같거나 비슷한 가짜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다.

 

가품이 부자들 일상에서 진품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싸고 좋은 물건을 자주 사용하면 끝이 마모되고 닳아서 소비자 심리상 차마 들지 못한다. 정말 중요한 자리에 이따금 진품을 들고 나가는 대신 일상 생활에서는 진품 대체품으로서 가품을 활용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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