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수술 치료
하이힐은 신발 자체도 운동화같은 평범한 신발보다 훨씬 예쁜데다가 몸매 보정 효과가 있다. 하이힐을 신게 되면 사람의 몸이 앞으로 기울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허리를 뒤로 젖히고 가슴을 펴게 된다. 이 때문에 하이힐을 신으면 몸매가 더 잘 드러난다.
그러나 하이힐은 발볼이 매우 좁고 굽은 높아 기본적으로 불편한 신발이다. 하이힐을 처음 신게 되면 다리가 예쁘게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장기간 높은 굽의 신발을 신게 되면 부종이 생기고 근육에 심한 스트레스가 지속돼 다리가 더 굵어질 수 있다.
가장 흔히 손상되는 부위는 발가락이다. 좁은 하이힐 앞쪽에 발가락을 억지로 욱여넣다 보면 엄지발가락이 구부러지고, 이런 상태가 장기간 계속될 경우 엄지발가락이 돌출되는 ‘무지외반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병’이며, 발볼이 좁은 신발을 억지로 신다가 주로 발병한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다른 발허리뼈 부분에 체중이 많이 가해져 발바닥에 통증이 생긴다. 엄지발가락이 아닌 둘째와 셋째 발가락에 큰 힘이 가해지면서 발가락과 발목의 관절이 붓고 발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겨 통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걸음걸이가 이상해지면서 허리나 다른 부위에도 통증이 이어질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흔한 질병인 데다가, 초기에 외관상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어 약간의 통증을 감내하고 넘기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더 심해지고 외관상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 검색해보다 무지외반증을 치료할 수 있다는 교정기 리타겟광고(자신이 검색한 내용을 기반으로 하는 광고)를 보게 된다. 의료기관에 가는 게 부담도 되고 대신에 교정기를 구입한다.
무지외반증 교정기는 엄지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 사이를 벌려주는 보조기구로 통상 무지외반증을 치료할 수 있다고 소개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교정기는 ‘아무런 효과도 없다.
시중에 상당히 많은 무지외반증 교정기들이 거래되지만 엄밀히 말해 효과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무지외반증은 쉽게 말해 뼈가 휘어진 병이라, 중증 무지외반증이라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과정에서 뼈와 근육을 손대야 해서, 교정기만으로 효과를 볼 수 없다. 발가락이 휘어서 서로 붙어있는 것을 떼어주는 효과가 있을 뿐이다.
교정기보다 중요한 것은 제 때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다. 무지외반증을 단순히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는 콤플렉스 정도로 여겨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이를 방치하면 걸을 때 엄지발가락이 아니라 다른 발가락에 체중 부하가 전달되고 심하면 걸음걸이뿐 아니라 허리·무릎·골반 건강도 악화시킬 수 있어 제때 치료해야 한다.
중장년층 여성도 무지외반증에 많이 걸리는데, 이 같은 족부질환이 있으면 가장 간단한 운동인 걷기조차 여의치 못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평원의 2021년 통계를 보면 무지외반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자는 5만4746명에 달했는데 이 중 40~60대 여성이 3만194명으로 55.2%를 차지했다.
무지외반증은 외관상 발가락 변형이 심해도, 느끼는 주관적 불편함 정도가 중요하기에 증후에 따라 수술과 비수술치료로 치료를 달리한다.
통증과 불편함이 심하지 않은 경우, 비수술치료로 변형을 악화시키는 신발 대신에 볼이 넓고 부드러운 신발을 착용시키고, 돌출부위 등이 자극받지 않게 신발에 교정 깔창을 넣기도 한다. 심한 통증을 호소하면 수술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수술을 통해서 돌출부위 뼈를 깎고, 치우친 뼈 각도와 주변 근육·인대 등의 조직 교정이 가능하다.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진 족부 변형의 휘어진 각도가 20도 이하이면 경증, 20~40도는 중등도, 40도 이상이면 중증으로 구분한다.
하이힐을 신지 않더라도 유전적으로 무지외반증이 쉽게 발생하기도 하며 남성의 경우 키 높이 신발, 깔창 등을 사용하거나 평발, 넓적한 발, 유연한 발 관절을 가진 경우에도 무지외반증이 생길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튀어나온 관절 부분이 신발에 지속적으로 닿으면서 통증이나 피부궤양이 생기게도 한다. 한 번 변형되기 시작하면 지속적인 변형이 일어나 관절 탈구가 진행되거나 엄지발가락 관절염인 무지강직증이 나타나기도 해 발가락 통증이나 모양의 변형을 감지했으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
발 모양이 거의 변형이 없는 초기 무지외반증인 경우라면, 하이힐이나 발볼이 좁은 신발 대신 굽이 낮고 볼이 넓은 신발(운동화 등)로 바꿔 신거나 교정기 착용 만으로도 질환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이미 발 모양이 심하게 변형됐다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과거에는 치료로 엄지발가락 안쪽으로 4~5cm 정도 광범위하게 절개해 심한 통증과 오랜 회복기간, 수술 흉터 등을 동반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2mm 정도의 미세한 구멍을 4~5군데만 절개해, 실시간 X-선 기계를 이용해 휘어진 뼈를 교정 절골하고 나사로 고정하는 최소침습 교정절골술로 이러한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됐다.
최소침습 교정절골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했기에 흉터가 작고, 골막을 벗겨내지 않아 통증이 거의 없다. 수술 다음 날부터 바로 걸을 수 있으며, 회복 속도도 빨라 조기에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다만 수술 후 발볼이 넓은 신발(운동화 등)을 신고, 하이힐이나 깔창 등을 최대한 피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지외반증 수술은 흉터와 통증이 극심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최소침습 수술이 도입된 이후 이러한 부담이 크게 줄어 누구나 부담 없이 수술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대부분 수술 후 4주 가량 지나면 온전히 회복되며 이전처럼 원활한 보행을 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이 심하다면 방치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해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